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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그리운 김광석

한국경제투데이 2016-04-05 (화) 01:21 8년전 2197  


김광석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부활했고, <불후의 명곡>에서 시청자를 울렸고, 뮤지컬 작품을 통해 불멸을 이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번 주말 대학로를 찾아가 보시길. 김광석이 한때 통기타를 들고, 하모니카를 불며 노래를 불렀던 대학로 마로니에 근처 한 전시장에서 김광석 관련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1일 시작된 <김광석을보다展: 만나다 듣다 그리다>이다. 1984년에 데뷔해 수많은 명곡을 남기고 우리 곁을 훌쩍 떠난 영원한 가객, 고(故) 김광석(1964~1996)의 20주기를 추모하며 열리는 특별한 전시회이다.

김광석을 여전히 사랑하는 팬들을 위해, 그리고 팬들의 사랑을 영원히 받고 있는 김광석을 기리기 위해 열리는 이번 전시는 국내 뮤지션을 소재로 한 최초의 음악전시회이다. 유족과 지인, 팬들에게 제공받은 김광석의 다양한 유품들이 처음으로 일반에게 공개되는 전시이기도 하다. 김광석의 초중 동창생이며 절친한 친구인 이택희 예술감독의 기획으로 완성된 전시회이다.

이곳에서는 인간 김광석의 흔적과 가객 김광석의 노래를 만날 수 있다. 그의 노래가 담긴 LP판과 카세트테이프, CD와 함께 그가 쓴 악보를 만날 수 있다. 기타와 하모니카도. 그가 나오는 공연을 알리는 콘서트 포스터와 팜플렛(리플렛), 그리고 입장권도 있다. 김광석이 꼼꼼하게 써내려간 일기와 메모, 수첩, 각종 서류가 고스란히 보관되었다. 그가 DJ로 활동할 때 그에게 보낸 청취자 엽서도 눈에 띤다.

대구 대봉동에서 태어난 김광석은 서울 경희중학교를 다녔다. 그의 학생증에 붙은 흑백사진은 '까까머리'이다. 대광고등학교 학생증사진도. 서울체신청장이 발행한 무선국 허가증(HAM)과 부적, 놀랍게도 코스트코 회원증카드도 있다.

김광석전시회는 총 8개 전시관과 2개의 영상관으로 이루어졌다. 대중들이 기억하는 ‘가수 김광석’가 함께 ‘아빠 김광석’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그의 유년시절부터 ‘노찾사’, ‘동물원’ 시절의 음악을 만난다. 그의 노래는 제목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그대 웃음소리, 거리에서, 너에게, 사랑했지만, 그날들, 기다려줘, 내 꿈, 사랑했지만,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나무, 광야에서,일어나, 바람이 불어오는 곳,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 자유롭게, 안녕 친구여, 부치지 않은 편지......

전시회장에서 뜻밖의 김광석 노래를 만난다. 김광석이 어린이TV만화 “수퍼마리오”의 주제가를 불렀단다. 1993년 SBS에서 방송될때는 조갑경이 불렀고, 출시된 비디오에서만 김광석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고. 전시회에서는 오래된 VHS특유의 비 내리는 화면효과 속에서 들려오는 들뜬 김광석의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

김광석의 음악을 차례로 보고, 듣고, 음미하고 나면 그를 영원히 기억하는 팬들과 아티스트들의 헌정작품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박찬욱 감독이 영화를 통해 한탄한 “김광석은 왜 그리 빨리 죽은 거야”에 공감한다.

전시회 마지막에는 김광석이 운영하던 ‘고리카페’ 콘셉트로 만들어진 공간을 만난다. 기타를 든. 김광석의 모형이 무대 정면에 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영상관에서는 김광석의 영상이 담긴 비디오가 상영된다. 오래된 VHS비디오로 찍은 영상과,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노래를 부르는 김광석의 화면이 왠지 쓸쓸해 보인다.

<김광석을보다展: 만나다 듣다 그리다>는 그가 생전에 1,000회 이상 라이브 공연을 했던 상징적인 곳인 혜화동 대학로에서 열리고 있다.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지상의 건물에서는 뮤지컬 <헤드윅>이 공연되고 있다. 그 건물 지하 1층의 전시회공간 ‘갤러리’에서 ‘김광석’을 만날 수 있다. 6월 18일까지.

김광석은 1995년 8월 15일 공연 중에 이런 말을 한다. “7년이 있으면 마흔이 되는데, 가만 생각하니 마흔이 되면 하고 싶은 게 하나 있어요. 마흔 살 되면 오토바이를 하나 사고 싶어요. 할리 데이비슨. 그거 사서 세계일주하고 싶어요. 오토바이 타고...” 김광석은 1996년 1월 6일 삶을 마감했다. 결코 마흔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노래는 영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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