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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석의 리플레이] 구자욱, TV 모니터를 거울 삼아 타격 연습

엔터미디어스 2016-04-05 (화) 01:26 8년전 808

[일간스포츠 이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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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이 지난 2일 실내연습장에서 훈련 중인 모습. 대구=이형석 기자

#. 지난 2일 대구 삼성-두산전. 홈팀 삼성은 오후 3시 10분께 팀 훈련을 마쳤다. 모든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철수했다. 5분여가 지난 오후 3시 15분. 긴 다리를 뽐내는 한 선수가 실내 연습장의 환한 조명 아래 홀로 배트를 휘두르고 있었다. 삼성 구자욱(23)이었다.

구자욱은 쑥스러운 표정을 지은채 "TV 모니터를 거울 삼아 타격 연습 중이다"고 했다. "타격 컨디션이 마음에 안 든다"던 그가 거울을 보며 타격 연습을 할 곳이 마땅치 않자 묘수를 짜낸 것이다. 구자욱은 "타격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약 5분여의 짧은 개인 훈련이었지만, 구자욱의 야구 열정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범경기 기간에도 홀로 실내연습장에서 근력 강화를 위해 구슬땀을 쏟는 장면도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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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은 지난해 KBO리그를 가장 뜨겁게 달군 사나이다. 훤칠한 외모와 모델 같은 몸매로 개막전부터 관심을 받았다. 개막 후엔 외모를 뛰어넘는 실력으로 리그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1군 데뷔 시즌 총 116경기에서 타율 0.349에 11홈런-57타점-97득점-17도루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수상했다. "야구 선수는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신념을 성적으로 증명했다.

현장에선 구자욱의 성실함을 높이 평가한다. 지난해 초 스프링캠프에서 "구자욱은 관심사병이다"고 한 류중일(53) 삼성 감독은 "자욱이가 외모와 달리 단단하다. 성격이나 훈련 태도를 보면 목표의식이 강한 선수다.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한 코칭스태프도 "구자욱은 팀내에서 가장 많이 찾아와 질문하고 끊임없이 연구한다. 정말 대견하다"고 말했다.

삼성은 올 시즌부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로 옮겼다. 팬 친화적인인 새 구장은 최신식 시설과 훈련 시설 확충으로 선수들도 크게 반긴다. 김한수 타격코치는 "선수들에게 새 구장의 시설 및 공간 활용을 주문한다. 이를 잘 보여주는 선수 중 한 명이 구자욱이다"고 흡족한 표정으로 얘기했다.

htm_2016040431945128855_99_2016040406480구단 제공

신인왕 선수에게는 늘 '2년차 징크스' 꼬리표가 따라 붙는다. 구자욱은 훈련으로 이를 극
복하려 한다. 코칭스태프의 조언도 잘 받아들인다. 김한수 코치는 "자욱이는 컨디션이 안 좋으면 투수의 공을 보는 시간이 짧다. 그러면 공을 쫓아나가거나 툭 맞추는 타격을 한다. 이 부분에 관해 얘기하면 금방 이해하고 수정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구자욱은 "타격 컨디션이 별로다"고 했지만 성적은 그렇지 않다. 개막 두 경기에서 9타수 4안타(타율 0.444)에 2타점 2도루를 기록했다. 2일 두산전 4-4 동점인 6회 1사 2루에선 1타점 2루타로 스타성도 과시했다. 시범경기 도중 "장타가 나오지 않는다"고 걱정했지만, 정규시즌에선 외야 펜스 철조망을 맞고 나오는 2루타도 두 개 때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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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욕이 강한 구자욱은 그라운드에선 허슬 플레이도 주저하지 않는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에선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기록한 뒤 헬멧을 땅바닥에 집어던졌었다.

지난 2일 두산전 5-5 동점인 8회초 2사 1, 2루에선 허경민의 타구가 두산 더그아웃으로 향하자 팔을 길게 뻗어 보호 펜스에 부딪히며 공을 건져냈다. 류중일 감독은 "파울이라 생각했는데 구자욱이 그 공을 잡아내더라. 허경민이 다시 타격 기회를 잡았다면 경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몰랐다. 구자욱의 수비가 팀을 살렸다"고 평가했다. 8회말 공격 때는 상대 1루수의 홈 송구 때 이를 피하려다 발뒤꿈치에 통증을 호소, 경기 뒤 다리를 절뚝이며 라커룸으로 향했다.

경기 전에도, 경기 중에도 구자욱은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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