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이름 적힌 정부 훈장 거부한 국립대 교수김철홍 교수와 그가 쓴 글. 연합뉴스(김철홍 교수 제공)
정년 퇴임을 앞둔 국립대학교 교수가 대통령이 수여하는 정부 훈장을 이례적으로 거부했다. 인천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의 김철홍 교수(66)는 지난 22일 '퇴직 교원 정부포상 미신청자 확인서'를 제출하며 훈장 수여를 거부하는 뜻을 밝혔다.
김 교수는 확인서에서 "내년 2월 퇴직 예정인 본인은 소속기관으로부터 정부포상 후보자로 안내받았지만, 포상 신청을 하지 않겠다"며 "추후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고 명시했다. 이어 그는 "교수라는 직업도 기득권의 일환이지만, 훈장을 받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가 제 상식과 매우 다르기 때문에 훈장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언론에 전달한 글에서 "훈장이나 포상을 수여할 때는 수여자와 수상자 모두 자격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가족과 일부 지지층만을 챙기는 대통령이 주는 훈장이 자택에 놓인다고 생각하니 불편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교수는 "윤 대통령은 선출된 5년 임기의 정무직 공무원"이라며 "훈·포장을 받더라도 대한민국의 명의로 받고 싶지, 자격이 없는 대통령에게 받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민주노총 산하 교수노조 국공립대 위원장을 지낸 김 교수는 인천대에서 30년 이상 근무해왔다.
이 훈장 자네나 가지게! 김철홍(인천대 교수, 전 교수노조 국공립대위원장)
며칠 전 대학본부에서 정년을 앞두고 훈·포장을 수여하기 위해 교육부에 제출할 공적조서를 작성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공적조서 양식을 앞에 두고 여러 생각이 스쳐갔다. 먼저 지난 시간 대학 선생으로 내가 한 일들이 어떤 가치가 있었기에 내가 훈장을 받아도 되는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훈장이란 국가를 위해 희생하거나 뚜렷한 공로를 세운 자에게 수여되며, 공로의 정도와 기준에 따라 받는 훈장이 다르다고 한다. 대학의 교수라고 하면 예전보다 사회적 위상이나 자긍심이 많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아직은 일정 수준의 경제 사회적 기득권층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이미 사회적 기득권으로 많은 혜택을 본 사람이 일정 이상 시간이 지나면 받게 되는 마치 개근상 같은 훈·포장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훈·포장 증서에 쓰일 수여자의 이름에 강한 거부감이 들었다. 훈포 장의 수여자가 왜 대한민국 또는 직책상의 대통령이 아니고 대통령 윤석렬이 되어야 하는가이다. 윤석렬은 선출된 5년짜리 정무직 공무원이다. 나는 만약에 훈·포장을 받더라도 조국 대한민국의 명의로 받고 싶지, 정상적으로 나라를 대표할 가치와 자격이 없는 대통령에게 받고 싶지 않다. 무릇 훈장이나 포상을 함에는 받는 사람도 자격이 있어야 하지만, 그 상을 수여하는 사람도 충분한 자격이 있어야 한다.
노벨 문학상 수상을 제대로 축하하지도 못하는 분위기 조장은 물론, 이데올로기와 지역감정으로 매도하고, 급기야 유해도서로 지정하는 무식한 정권이다. 국가의 미래를 위한 디딤돌이 되어야 할 연구 관련 R&D 예산 은 대폭 삭감하면서, 순방을 빙자한 해외여행에는 국가의 긴급예비비까지 아낌없이 쏟아붓는 무도한 정권이다. 일개 법무부 공무원인 검사들이 사법기관을 참칭하며 공포정치의 선봉대로 전락한 검찰 공화국의 우두머리인 윤석렬의 이름이 찍힌 훈장이 무슨 의미와 가치가 있을까?
나라를 양극단으로 나누어 진영 간 정치적 이득만 챙기는, 사람 세상을 동물의 왕국으로 만들어 놓고, 민중의 삶은 외면한 채 자신의 가족과 일부 지지층만 챙기는 대통령이 수여하는 훈·포장이 우리 집 거실에 놓인다고 생각하니 몸서리가 친다.
매 주말 용산과 광화문 그만 찾게 하고, 지지율 20%이면 창피한 줄 알고 스스로 정리하라. 잘할 능력도 의지도 없으면 그만 내려와서, 길지 않은 가을날에 여사님 손잡고 단풍이라도 즐기길 권한다. 훈장 안 받는 한풀이 라 해도 좋고, 용기 없는 책상물림 선생의 소심한 저항이라고 해도 좋다.
"옜다. 이 훈장자녜나 가지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