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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도서, 추천도서] 나와 내 고양이의 101가지 공통점

한국경제투데이 2016-04-23 (토) 15:16 8년전 600  


 

귀차니즘, 햇빛바라기, 변덕, 반전매력…
묘하게 닮은 고양이와 집사의 동화 같은 동거 일기


역사에 이름을 남긴 수많은 명사들은 저마다 고양이를 찬양했다. 인생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내 집의 영혼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모든 동물 중에 고양이만이 명상적 삶에 도달하였다고 주장한 이도 있다. 명언에 등장하는 고양이들은 때로 영민하고 도도하며, 때로는 허술하고 엉뚱하다. 천의 얼굴을 가진 고양이의 매력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일반적인 고양이라는 건 없다는, 프랑스 소설가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sidonie-gabrielle colette)의 말이야말로 고양이에 관한 가장 정확한 설명이 아닐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바로 그 점 때문에 예부터 오늘날까지 고양이에게 반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는 것이다.

여기, 고양이에게 제대로 반한 여자가 한 명 있다. 남의 고양이를 보러 연신 고양이 카페만 들락거렸던 그녀는, 코에 까만 점이 박혀 있어 혹시나 잃어버려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고양이 차넬이를 입양하게 된다.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묘연은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게 증명된 셈. 한 마리였던 고양이는 어느덧 두 마리가 되었고, 곁에 없으면 안 되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고양이들과의 동거는 뇌의 일부가 깨어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는 게 그녀의 고백이다. 창가에 앉아 햇볕 쬐는 것을 좋아하고, 강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상처를 잘 받고, 넘어져서 허둥대다가도 아무 일 없었던 척하는 고양이들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그녀는 떠오르는 생각을 틈나는 대로 써나가기 시작했다. 《나와 내 고양이의 101가지 공통점》은 고양이와 집사의 동거 일기이자, 진솔한 기록과 유쾌한 상상, 따뜻한 감성이 어우러진 에세이집이다.

*함께 산다는 건 조금씩 닮아간다는 것*
고양이를 향한 101가지 공감, 101가지 진실


그녀가 재차 강조하는 것은 바로 동물을 대하는 자세이다. 인간은 때로 다른 존재를 원하는 대로 움직이려 하지만, 저자는 자신에게 순종하거나 복종하는 고양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그녀에게 있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타고난 기질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그녀와 고양이들 또한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익숙해져가는 관계이다. 그렇기 때문에 눈빛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체온만으로 위로를 받는다. 밤에 깨어 있는 고양이를 보며 무슨 까닭일까 생각하다가 이집트 신화를 찾아내고, 감각이 예민한 고양이에게서 어른들 눈치를 보기 바빴던 어린 시절의 아픔을 떠올릴 수 있는 것도 그러한 관계이기에 가능하다.

단순한 농담 같기도 하고, 천진난만한 동화 같기도 한 101가지 이야기 속에는 고양이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진심이 담겨 있다. 기발한 발상과 넘치는 위트에 마음껏 웃는 한편, 반려동물의 의미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면 우리 고양이도 이러는데!  하며 책 속 고양이와 내 고양이의 공통점을 찾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전국을 돌면서 찍은 것 중 글에 꼭 맞는 것으로 골라 넣은 각양각색의 고양이 사진들 또한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면 이제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질 일만 남았다. 단, 다 읽고 난 후 고양이와 살고 싶어지거나 고양이 한 마리를 더 들이고 싶어질지도 모르니 주의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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