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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김영준의 재밌는 클래식·(25)어린이 눈높이 음악]인물·동물 악기로 묘사 '피터와 늑대'

한국경제투데이 2019-09-06 (금) 09:26 5년전 2168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1891~1953)는 러시아 동화를 바탕으로 직접 쓴 이야기와 어우러지는 음악 '피터와 늑대, Op 67'을 1936년에 완성했다.  

"어느 날 아침, 호기심 많은 소년 피터는 문을 열고 집 앞의 넓고 푸른 목장으로 나갔습니다. 피터가 처음 만난 친구는 나뭇가지 위에 앉아 지저귀는 작은 새로, 즐겁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내레이터의 해설로 시작하는 '피터와 늑대'는 회색 늑대를 사로잡은 용감한 소년 피터의 이야기를 줄거리로 한다. 프로코피예프는 간결한 문장과 음악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곡자는 음악을 듣는 어린이들을 위해 등장인물과 동물을 성격에 맞춰 각각의 악기로 묘사했다.

주인공 피터는 현악합주의 울림으로 표현되며,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는 화사한 음색의 플루트, 늑대에 잡아먹히는 오리는 근심 어린 모습을 연상시키는 오보에, 고양이는 스타카토(음을 짧게 끊어서 연주하는 기법)로 이어지는 클라리넷, 할아버지는 바순, 늑대는 호른을 중심으로 한 당당한 금관 악기의 울림, 사냥꾼은 행진곡과 함께 나타나며, 총소리는 팀파니에 의해 표현됐다. 

순수 음악에 흥미를 잃기 쉬운 어린이들을 클래식으로 이끄는 마력을 지닌 '피터와 늑대'는 브리튼(1913~1976)의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과 함께 가장 뛰어난 어린이를 위한 음악으로 평가받는다.

영국 작곡가 브리튼의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 Op 34'는 1945년 영국 정부가 만든 교육영화 '관현악단의 악기'의 음악으로 작곡됐다.  

바로크 시기 영국을 대표했던 작곡가 헨리 퍼셀의 곡에서 모티브로 삼은 이 작품의 부제는 '퍼셀 주제에 의한 변주와 푸가'이다.

주제부 연주에 이어 13곡의 변주곡에서 각각의 악기를 소개하며, 푸가에서 모든 악기가 차례로 등장해 다 함께 연주하며 마무리된다. 악기를 설명하는 해설을 붙여 연주할 수 있도록 했다.

두 작품이 함께 수록된 음반들이 많은데, 특히 동화를 구연하는 '피터와 늑대'의 경우 화제의 인물을 해설자로 등장시켜 음반 판매에서 성공을 노리는 경우가 많았다.

레너드 번스타인과 앙드레 프레빈 등은 지휘와 해설을 같이 했으며, 글램록의 대부 데이비드 보위와 가수 스팅, 소프라노 조수미 등이 해설자로 참여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김영준 경인일보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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