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도서, 추천도서] 마을을 보내려는 마음--- 작가의 말 ---
고양이에게 '높이'라는 숨숨집이 필요하다면 인간에게는 '다락'이라는 은신처가 필요하다.
다락에 앉아 오래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에 밑줄을 그었다. 낡고 사라져가는 것, 존재하지만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새벽, 고양이, 유실물, 달력, 편지 같은 것. 기억에서 사라진 것이 추억으로 쌓인 곳에서 글을 쓰는 기쁨이 있었다. 다락은 높고 마음은 낮으니, 내 낮은 마음을 당신 쪽으로 보내려 한다.
[작가 정보]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푸디카』 『밤, 비, 뱀』 『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보고 오렴』, 장편소설 『여름과 루비』, 산문집 『소란』 『밤은 길고, 괴롭습니다』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모월모일』 『쓰는 기분』 『고요한 포옹』 『듣는 사람』 등이 있다.
특유의 진솔하고도 우아한 사색이 돋보이는 통찰력과 매력적인 감각으로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수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아온 박연준이 신작 에세이 『마음을 보내려는 마음』을 창비 에세이& 시리즈로 선보인다.
산문 읽는 즐거움을 독자에게 한가득 안겨주는 탁월한 에세이스트 박연준 시인이 이번에는 그만의 우아한 사색이 담긴 필치로 일상과 맞닿은 ‘마음’을 관찰한다.
총 3부로 구성한 이 책은 달력, 편지, 발레, 풍선, 새벽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하나의 명사에서 시작하여 그 단어에 얽힌 추억과 자신만의 정의를 풀어놓으며 흔하디흔한 매일의 반복을 특별한 순간으로 탈바꿈한다.
“나에게 있던 흔한 것들이 어느새 ‘유일한 것’으로 달라져 있”(추천사 요조)는 독서의 감각을 선사하는 이 글들은 지루한 일상을 반복하며 더께가 내려앉아 소란하고도 혼탁해진 마음을 맑게 정화하며 독자에게 질문 하나를 남겨놓을 것이다.
나의 마음은, 또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냐고. 마음에 밑줄을 긋는 이 산뜻하고도 사려깊은 에세이는 읽는 이의 일상을 다정하게 마중하며 “존재하지만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것”(「들어가며」)들에 대한 특별함을 찾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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