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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살린 곽정철의 빛나는 복귀전

엔터미디어스 2016-04-05 (화) 01:34 7년전 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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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복귀전이었다.

KIA는 지난 4월 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힘겹게 4-3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첫 승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선발 헥터 노에시가 7회까지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1실점으로 막았다. 타선도 어렵게 한 점씩 뽑았고 7회초 이범호의 중월 솔포포까지 터져 승리에 쐐기를 박는 듯 했다.

8회 문제가 터졌다. 바통을 이은 심동섭이 2사후 볼넷을 주더니 박석민에게 좌월 투런포를 맞았다. 심동섭은 소방수 후보였다. 그러나 직구가 거의 한복판으로 몰리면서 일타를 당했다. 느긋했던 승부는 한 점차의 숨막히는 상황으로 돌변했고 승리를 자신할 수 없었다.

불펜에는 작년 30세이브 윤석민 같은 소방수는 없었다. 심동섭이 무너지면서 KIA 더그아웃은 심리적으로 무너질 수 있었다. 지난 2년 동안 천적 NC에게 이런 식으로 역전패를 내준 것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더욱이 확실한 소방수가 없다는 점에서 먹구름이 드리웠다.

김기태 감독은 위기의 순간에 5년만에 부상을 딛고 돌아온 곽정철을 투입했다. 1군 마운드를 밟은 곽정철에게는 부담스러고 살떨리즌 상황이었다. 그러나 팀에게는 개막 초반 흐름을 결정짓는 분수령이었다. 만일 한 점을 지키지 못하고 뒤집힌다면 KIA는 힘겨운 갈지자 행보를 할 수도 있었다. 그 위기의 순간 곽정철은 네 타자를 퍼펙트로 틀어막는 놀라운 솜씨를 보여주었다.

구속은 150km에 미치지 못했지만 볼끝의 힘이 돋보였다. 투수수 18개를 던지면서 제구력도 훌륭했다. 6경기 무실점 행진을 펼쳤던 시범경기때보다 볼이 더 좋았다. 1구1구에 혼을 담아 던진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숱한 부상과 수술, 군복무를 하느라 5년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 그의 마음이 어떤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구위와 멘탈 모두 예전의 곽정철보다 훨씬 훌륭한 모습이었다.

그만큼 곽정철의 반전투구는 상대로 흐르던 승부의 물줄기를 되돌리고 팀을 살려낸 것이나 다름없었다. 어렵게 첫 승을 따낸 경기후 김기태 감독은 "곽정철이 1승을 지켜주었다"고 진심을 담아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만큼 마음속으로 간절했던 첫 승이었다.

뿐만 아니다. 심동섭의 피홈런으로 침울해진 불펜도 다시 힘을 얻었다. 선발투수 헥터의 데뷔 승리도 그의 덕택이었다. 승리를 확정짓자 모든 동료들이 그에게 축하를 보냈다. 모두를 살린 곽정철에게는 잊지 못한 복귀전이었다. /KIA 담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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