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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도서, 추천도서] 1인가구 사회 : 일본의 충격과 대응

한국경제투데이 2019-01-09 (수) 13:25 5년전 1197  


인구와 가구특성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관심의 한 축은 인구 총량이 줄어들고 있는 지역에 관한 관심이다. 예를 들어 한국의 수도 서울 인구 천만이 무너지면서 나타나는 서울의 인구 변화와 ‘탈(脫)서울’하는 사람들이 어디로 이동하느냐에 관한 인구 총량과 인구이동에 관한 것이다. 인구문제, 특히 인구 크기는 모든 정책의 근간이 되는 문제이므로 타당한 관심인 듯하다.


또 다른 하나의 관심은 인구구조의 문제로 이는 세대와 가구 변화를 함께 아우르는 영역이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인구 피라미드의 변형, 전형적 가족구조의 붕괴와 1인가구의 급증이 우리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점은 인구구조에 관한 또 다른 중요한 관심의 축이다. 우리 사회의 인구문제 변화에 대한 당면 관심사가 일본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로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이 책은 잘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아시아 국가가 처한 동시대의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가고자 노력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책은 일본 사회가 1인가구 사회가 된 과정과 결과, 그리고 1인가구 사회에서 나타날 사회적 파장과 사회문제를 논리적이고 실증적으로 분석한 다음, 1인가구 사회라는 충격적인 고립사회에서 어떻게 희망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정책적이고 실천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전체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에서는 1인가구의 실태를 조망하고 있다.

2015년 기준 1,824만에 달하는 1인가구가 일본 현대사회에서 빈곤은 단순히 경제적 곤란뿐만 아니라 사회적 고립도 함께 초래한다. 모든 가구가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1인가구는 다른 가구에 비해 경제적 곤란과 사회적 고립에 빠지기 쉽다. (중략) 지금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을 포함하여 누구나 혼자 살게 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사회적 차원에서 생활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411~412p.)


「1인가구 사회 :
일본의 충격과 대응」
탈(脫)연결 사회에서 공동체의 균열을 막기 위한 노력들에서 왜 이렇게 증가했는지, 1인가구 증가가 일본 사회 전체와 지역에서 어떻게 차별적으로 나타나는지 현재 뿐 아니라 향후 2030년까지의 변화를 인구추계를 통해 세밀하고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런 다음 2부에서는 1인가구가 하나의 동질집단이 아니라 유형별로 상이한 환경에 처해 있음을 ‘근로 세대 1인가구’, ‘고령 세대 1인가구’, ‘1인가구 예비군’이라는 세 유형을 중심으로 고찰하고 있다. 마지막 3부에서는 1인가구 사회라는 고립사회의 리스크에 대해 사회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주거, 노동, 고령 1인가구의 고립 등 사회보장정책과의 연관성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전 인구의 26.7%인 1억 2,700만여 명이 65세 이상이라는 초고령사회 일본의 모습만을 기억하는 우리에게 1인가구 사회로의 변화라는 일본의 또 다른 모습을 상기시켜 준다는 점은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특색이다. 저자는 고립사회로의 일본의 1인가구화는 기준 추계를 5년이나 빨리 넘어서 변화하며, 이러한 변화는 ‘인구요인’과 ‘비인구요인’이 인구 코호트(cohort: 통계 인자를 공유하는 집단)별로 상이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양한 통계와 사회조사 자료를 근거로 한 다차원의 분석은 고립사회 일본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한 사회의 1인가구화는 동시적이면서도 지역별로 속도와 인구 구성면에서 차별성을 갖고 있기에 이에 대한 세분화된 분석이 필요하다. 이 책이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은 이와 관련한 분석력이다. 일본의 사회정책을 폭넓게 연구한 저자는 일본 전체에서 고립사회가 진행되는 현상 분석과 함께 지방자치단체별로는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인 대도시권과 비(非)대도시권을 구분하여 각 지역이 가진 1인가구화의 특성을 상술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은 지역이 1인가구화로의 변화와 관련해 어떤 정책적 대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책 입안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예를 들어 남성 1인가구 비율은 대도시권에서 높지만 여성 1인가구는 대도시권이 아니더라도 그 비율이 높다는 점이나, 40~50대 미혼 남성의 부모와의 동거율 정도에 따라 지역별 1인가구 비율이 영향을 받는다는 점 등이다.

한국 사회 역시 1인가구 사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1980년대 4.5% 내외에 지나지 않았던 1인가구화는 2015년 인구 총조사 기준 전체 가구의 27%인 520만여 가구가 1인가구로 살아가고 있다. 서울의 경우 지하철 2호선 주변으로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 2호선을 ‘싱글 라인’이라 부르기도 한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표어가 우리 사회의 캠페인이었던 것이 불과 몇십 년 전임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눈떠 보니 ‘혼자 사는 것이 특별하지 않은’ 시대로 이미 들어와 있다. 1인가구 사회의 핵심은 ‘고립’과 ‘빈곤’이다. 한 개인이 생애사 전체에서 일정 시기는 1인가구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 ‘탈연결’된 사회에서 사회는 공동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일본의 1인가구 사회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을 우리가 함께 읽고 토론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원 제 : 単身急増社会の希望
저 자 : 후지모리 가츠히코(일본복지대 복지경영학부 교수)
역 자 : 김수홍
출판사 : 나남

서평자_ 변미리(서울연구원 미래연구센터장, 선임연구위원, 사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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